서울의 수많은 아카이브를 훑다 보면 데이터가 무덤처럼 쌓인 상태를 자주 목격한다. 특히 날짜를 파일명에 기입하는 방식에서 기록자의 수준이 드러난다. 20240501과 같은 방식은 엑셀 정렬에는 유용할지 몰라도 인간의 직관과는 동떨어진 기록 방식이다. 숫자만 나열된 파일 수천 개를 바라보고 있으면 정보의 휘발성만 강해진다. 가독성 없는 숫자는 데이터가 아니라 디지털 쓰레기일 뿐이다.
날짜를 기록할 때는 반드시 연도와 월 사이에 구분자를 넣어야 한다. 2024.05.01 형식이 가장 무난하다. 마침표는 연산 속도와 시각적 안정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하이픈이나 슬래시는 시각적으로 불필요한 부피를 차지한다. 정보를 다루는 입장에서 불필요한 시각적 부하는 기록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서울의 방대한 기록물을 정리할 때 이 미세한 차이가 결국 검색 시간을 단축하는 결정적 변수가 된다.
파일명을 지을 때 월을 숫자가 아닌 영문으로 표기하는 멍청한 짓은 피해야 한다. 05월 혹은 5월 정도로 간결하게 처리하는 것이 정답이다. 서울 내 공공기관의 문서를 분석해보면 날짜 표기 방식이 제각각이라 자료 통합에만 한 세월이 걸린다. 기록은 타인이 보았을 때 즉각적으로 맥락이 파악되어야 한다. 자기만 알아보는 암호 같은 기록물은 사실상 죽은 데이터와 다름없다. 표준을 따르되 최소한의 규칙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 좋다.
궁극적으로 기록은 나중에 꺼내 보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 시간순으로 나열된 파일들이 뒤섞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름 짓는 규칙에 예외를 두기 때문이다. 날짜를 맨 앞에 배치하고 그 뒤에 핵심 키워드를 넣는 방식이면 충분하다. 2024.05.01_보고서 같은 형태다. 이 간단한 조합 하나로 디렉토리 정렬이 완벽해진다. 기록 관리의 본질은 결국 뒤적거리는 시간을 줄이는 일이다. 머리를 써서 손발이 고생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 기록자의 기본 소양이다.